SF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 본격 미스터리에 도전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SF 작가로 꼽히는 쓰쓰이 야스타카의 본격 미스터리 소설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 등의 SF 작품들을 통해 명성을 얻은 쓰쓰이 야스타카는 미스터리에 속하는 작품도 세 권 발표했는데, 이 소설은 그 중 하나이다. 복잡한 구조의 저택에서 벌어진 불가사의한 범죄, 그리고 한정된 용의자와 교묘하게 설치된 트릭이 흥미진진하다. 한적한 교외의 멋스러운 서양식 저택에 미모의 아가씨들과 청년들이 모인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로트레크의 그림들에 둘러싸인 채 시작된 며칠간의 우아한 휴가. 그러나 참극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연이어 살인이 일어나는데….

저자 쓰쓰이 야스타카(筒井康隆, 1934~)는 1934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IQ 178이라는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로, 학교에서 그만을 위해 특별 교육 과정까지 만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쓰쓰이 야스타카는 학업보다는 만화나 연극, 문학 등에 관심을 쏟았으며, 천재성이 발휘된 것도 예술 분야였다. 1952년 간사이 예술아카데미 연구과 연구생으로 입학했지만 같은 해 도시샤 대학 문학부로 옮겨 미학을 공부했다. 연극에 대한 흥미도 꾸준해서, 1954년에 처음 극단에 들어갔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인 극단에서 활동했다. 1960년에는 가족과 함께 SF 동인지 〈눌 NULL〉을 창간했는데, 고마쓰 사쿄를 발굴하는 등 일본 SF의 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잡지에 실린 단편 <도움>이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인정을 받게 되며 쓰쓰이 야스타카는 작가로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는다. 그 후 쓰쓰이 야스타카는 패러디와 풍자를 바탕으로 한 SF 작품으로 성운상을 여섯 차례나 휩쓸며 일본의 대표 SF 작가로 인정받았다. 출중한 난센스와 블랙유머로 무장한 작풍은 ‘쓰쓰이스트’라는 열광적인 팬 층을 낳기도 했으며,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 같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다. 작품을 통해 정치나 사회문단 등을 날카롭게 꼬집거나 전위적인 실험을 감행하기도 해 ‘싸우는 쓰쓰이 야스타카’라는 별명를 얻기도 했다. 쓰쓰이 야스타카의 방대한 저작 중에서 미스터리로 분류되는 작품은 단 세 권뿐이다. 1978년 출간된 〈부호형사〉는 2005년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1990년에 발표된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또한 전혀 새로운 형식으로 독자를 통쾌하게 속였다는 평을 받으며 그의 천재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였다. 쓰쓰이 야스타카는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비롯하여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일본 SF대상, 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받았다. 1997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훈장을, 2002년 일본 정부로부터 자수포장을 받았다. 현재 작가 활동 외에도 TV 드라마, 영화, 연극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